17만 페소, 올인벳을 해야만 했을까? | 바카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바카라 판에서는 유명한 말이다. 크게 걸면 크게 돌아온다는 [...]

테이블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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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벳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바카라 판에서는 유명한 말이다.

크게 걸면 크게 돌아온다는 뜻이지만, 그 반대로 크게 걸면 크게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쁜 그림이 나온다고 그다음까지 맞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기회가 왔을 때 먹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회가 다음 판까지 이어진다고 봐야 할까. 아니면 그 한 판에 못 먹으면 기회는 거기서 끝났다고 생각해야 할까.

바카라 판에서는 영원한 딜레마다.

바카라를 오래 보고 있어도 다음 한 판은 알 수가 없다. 그림장에 투투 그림이 예쁘게 이어지고, 장줄이 내려오고, 다시 끊어질 만한 자리가 눈에 보여도 베팅을 하는 순간 결과는 전혀 다른 쪽으로 갈 때가 있다.

 

53만 페소를 테이블로 가져다주었다.

테이블에서는 이미 세 게임이 진행돼 있었다. 그림장에는 플레이어 두 개와 뱅커 하나가 찍혀 있었다.

잠깐 그림장을 보더니 뱅커에 5만 페소를 올렸다.

결과는 뱅커.

첫 베팅부터 맞았다.

다음 게임은 프리. 결과는 플레이어였다. 그림장에는 투투 그림이 만들어졌다.

다음 판 플레이어에 5만 페소를 올렸고, 다시 맞았다.

시작이 좋았다.

다시 한 판을 프리로 넘겼다. 이번에는 뱅커였다.

투투 그림대로라면 뱅커가 하나 더 붙는 자리였다. 뱅커에 5만 페소가 올라갔다.

하지만 결과는 플레이어.

여기서 처음 박자가 어긋났다.

그림장을 잠깐 바라보더니 한마디가 나왔다.

“오늘 뭔가 싸한데.”앞에서 보던 투투 그림이 여기서 꺾였다고 생각한 듯했다. 다시 뱅커에 5만 페소를 올렸다.또 플레이어였다.

다음 판을 앞두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인 뒤 한숨을 쉬듯 연기를 길게 뿜었다.

그러더니 딜러를 향해 툭 한마디를 던졌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다시 뱅커에 5만 페소가 올라갔다.

결과는 또 플레이어.

다음 판도 뱅커에 5만 페소.

다시 플레이어였다.

여기서 부터 잘못 된다

어느새 플레이어가 3줄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줄을 따라 플레이어에 5만 페소를 올렸다.

그런데 바로 뱅커가 나왔다.

뱅커를 잡으면 플레이어가 나오고, 플레이어를 따라가자 이번에는 뱅커가 나왔다.

몇 게임 사이 엇박자가 계속됐다.

처음에는 결과가 나오면 그림장을 한 번 더 보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몇 번 어긋나기 시작하자 그 시간도 사라졌다.

카드가 정리되기도 전에 다음 판 베팅이 올라갔다.

이번에는 플레이어에 10만 페소였다.

5만 페소로 이어오던 베팅이 처음으로 두 배가 됐다.

결과는 다시 뱅커.

한 게임을 프리로 넘겼다.

결과는 또 뱅커였다.

어느새 뱅커가 3줄.

그림장을 바라보다 짧게 한마디가 나왔다.

“미치겠다.”

플레이어에 15만 페소가 올라갔다.

이번에는 뱅커 3개 에서 꺾일 것이라고 보고 15만을 플레이어에 올렸다

카드가 열렸다.

또 뱅커였다.

처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오늘 뭔가 싸한데.”

말이 씨가 된 걸까. 정말 주변까지 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17만 페소가 남아 있었다

처음 53만 페소를 가져다줬을 때와 비교하면 테이블 위 모습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초반의 씩씩함과 여유, 웃음은 사라졌다.

크고 우람하던 떡칩은 이제 하나뿐이었다. 그 옆으로 동그란 칩 몇 개가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동그란 칩들도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35만 페소가 넘게 빠진 뒤였다..

그래도 테이블 위에는 17만 페소가량이 남아 있었다.

한 게임을 프리로 넘겼다.

다음 게임도 다시 프리였다.

그런데 이번 프리는 처음과 달랐다.

계속해서 “프리”를 외쳤다.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

쉬고는 있었지만 머릿속은 이미 본전 생각에 붙잡힌 듯했다. 먹이를 앞에 둔 맹수처럼 다음 자리를 기다리며 프리를 외쳐댔다.

눈은 계속 그림장에 박혀 있었다.

그때쯤 얼굴도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피운 담배가 몇 개였는지, 테이블 위 재떨이와 주변에는 꽁초와 재가 뒤섞여 있었다.

그 사이 뱅커 줄이 끊겼다.

옆으로 다시 뱅커가 한 번 나온 뒤 그림장에는 또 투투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계속 그림장을 바라보던 손이 다시 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5만도, 10만도, 15만도 아니었다.

남아 있던 칩을 전부 모아 플레이어에 올렸다.

마지막 올인벳

플레이어에 남은 칩을 모두 올린뒤 정킷의 롤러 에게 맥주를 가져오라 시켰다.

맥주 한캔을 순식간에 들이킨 후 고 사인을 했다

플레이어 카드를 받아 테이블 바닥에서 삔따를 시작했다.

2사이드에 머리가 있는 노사이즈까지 삔따를 했다.

8까지 볼수 있는 사이즈 최소 6점 기대 값이 높은 수 이니 화색이 돌며  외쳤다.

“뱅커 오픈.”

딜러가 뱅커 카드를 열었다.

에이스에 8.

뱅커 9였다.

2사이드에 노사이드 카드의 점이 다 찎혀본들 8점 볼 필요도 없이 졌다.

결과를 확인하고는 카드를 구겨 던지듯 딜러에게 건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휭하니 나가버렸다.

53만 페소로 시작했던 게임은 그렇게 끝났다.

마지막 올인벳을 했을적 남아 있는 칩보다 이미 잃은 돈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본전 생각이 더 크게 자리 잡은 듯했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평소 한 번 들어갈 때 5만에서 10만 페소씩 베팅하는 사람이다. 바카라에서는 몇 판이 연달아 맞으면서 테이블 위 칩이 빠르게 늘어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7만에서 20만, 30만을 지나 다시 50만 가까이 올라오는 것도 몇 판이면 가능하다.

물론 다음 판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아쉬운것은 17만 페소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아직 몇 번 더 선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림이 좋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처음 몇 판만 놓고 보면 이런 끝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첫 베팅이 맞았고, 투투 그림에서도 다시 먹었다. 중간중간 프리도 있었다.

그런데 몇 번의 엇박자가 지나가자 5만이 10만이 됐고, 다시 15만이 됐다. 마지막에는 남아 있던 칩 전부가 한 판에 올라갔다.

그날 바카라 그림만 놓고 보면 나쁘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투투가 있었고, 플레이어 3줄과 뱅커 3줄이 나왔다. 마지막에는 다시 투투 그림까지 만들어졌다.

그래도 그림이 좋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몇 판을 잃었다고 그 자리에서 모든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35만 페소가 넘게 빠진 뒤에도 17만 페소가량은 남아 있었다. 평소 5만에서 10만 페소씩 베팅하던 사람에게는 몇 번 더 판단할 수 있는 칩이었다.

칩이 남아 있다는 건 반드시 다시 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한 판을 더 프리로 넘길 수도 있고, 몇 판을 더 지켜볼 수도 있고, 다음 선택을 미룰 수도 있다는 뜻에 가깝다.

그날은 그 여러 번의 선택이 결국 마지막 한 번의 올인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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